시사

권역외상센터▼현실

2017. 10. 30. 00:11

권역외상센터란? 권역외상센터 뜻 과 함께 현문제 고찰.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전국에 권역외상센터가 설립됐지만, 아직도 기존 응급의료센터를 먼저 찾는 환자가 많아 외상 치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해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사고를 당하는 사람은 무려 156만여 명. 이 가운데 출혈이나 다발성 골절 등 일반 응급실에서 처치를 못할 만큼 심하게 다친 이른바 ‘중증외상’ 환자는 작년 20만 명에 육박했다.

 

 

 

특히 외부적 요인에 의한 사고는 암 등 질병을 제치고 50세 이하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문제는 불의의 사고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사망한 이들 가운데 삼분의일은 살릴 수 있었다는 충격적 사실.

 

 

 

소위 ‘예방가능 사망률‘은 선진국들의 서너 배인 30%가 넘는다. 첨단 장비와 의료진, 수백 병상 규모를 갖춘 대학병원만 수십 곳에 달하는 대한민국에서 이렇게나 많이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놓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지난 2012년 아덴만에서 입은 총상을 극복한 석해균 선장 사건으로 설립되기 시작한 ‘권역외상센터’. 중증외상 환자만을 위해 나랏돈으로 지어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5년간 전국에 16곳이나 지정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질 줄 모르는 예방가능사망률. 도대체 원인은 무엇일까? 10월 29일 방송되는 SBS스페셜 생존의 조건 권역외상센터에서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최후의 보루,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권역외상센터 피할 수 있었던 비극"

 

세상에 나온 지 겨우 일 년하고 10여일. 수정이는 엄마와 외출을 준비하다 집에서 키우던 개에 턱을 물렸다. 곧장 근처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안아달라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보던 엄마는 오로지 얼굴에 남을 흉터 걱정뿐이었다. 하지만 병원 도착 4시간 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진 수정이는 결국 짧은 생을 마감했다. 부모는 아기가 심정지가 오고 나서야 외상센터로 갈 수 있었던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35살의 배달원 민우 씨. 뒤에 오던 버스에 받힌 뒤 맞은 편 승용차에 2차 충돌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10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수술을 받은 것은 7시간 뒤, 2개의 병원을 거친 후였다.

 

 

심하게 다친 다리에만 주목한 의료진이 수술 일정을 조율하는 사이 내장출혈이 진행되었던 그는 석 달이 지나도록 의식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양쪽 신장과 한쪽 다리를 잃은 민우 씨의 비극은 정말 피할 수 없었던 것일까?

 

 

 

"가깝고도 먼 ‘권역외상센터'"

 

만능 스포츠맨 김일혁 씨. 강원도에서 스키를 타다 고관절이 부서지고 목과 척추 뼈도 어긋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던 그는 응급실 3군데를 거치며 다음날이 돼서야 경기도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주말이라 수술실도 수술할 의사도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정작 그의 화를 돋우는 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사고 지점 바로 근처에도 권역외상센터가 있었던 것이다.

 

 

 

성실한 가장이자 자상한 아빠였던 故한정수 씨. 인터넷 수리를 요청한 소비자가 휘두른 흉기에 온 몸에 부상을 입었다. 곧바로 향한 병원에선 10분 만에 외상센터로 전원을 문의했고 헬기이송이 결정되었다.

 

 

 

하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린 그 시각, 그는 구급차에 실려 외상센터와는 정반대 방향 10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야했다. 결국 골든타임은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권역외상센터 생과 사의 갈림길"

 

지난 10월 10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이 무너져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명의 환자는 비슷한 시간에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먼저 출발한 환자는 사망했고 나머지 한 명은 살았다.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아주대학교 병원 권역외장센터 소장 이국종 교수)

 

 

 

호흡곤란과 출혈. 중증외상환자가 사망하는 두 가지 원인이다. 기도확보와 지혈을 통한 생명유지는 추가적인 치료의 필수조건이다. 시간 못지않게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이유이고,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이 사고 발생 현장으로 직접 출동하는 이유다.

 

 

 

작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두 살 아이가 14군데 병원에서 치료를 거절당하고 사망했던 사건은 대한민국을 경악케 했었다. 응급의료체계의 개선이 약속된 지 1년.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중증외상환자 중 단 30%만이 외상에 특화된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70%는 제대로 된 치료조차 못 받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최후의 보루,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을 잘 보여주며, 아직도 개선할 점들을 여실히 보여줬던 것 같다.